먼저 책의 기본 서지 정보를 소개하겠다. 책의 제목은 Brevis relatio eorum quae spectant ad Declarationem Sinarum Imperatoris Kam Hi circa Caeli, Cunfucii, et Avorum cultum, datam anno 1700. Accedunt Primatum, Doctissimumque Virorum, et Antiquissimae Traditionis Testimonia. Opera PP. Societatis Jessu Pekini pr Euangelii propagatione laborantium 이다. 

책은 현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귀중본실에 소장되어 있다(貴 C510 113).(1) 책의 서명은 <천(天)과 공자와 조상 숭배에 대해서 1700년에 중국 황제 강희제가 내린 입장 표명에 대한 간략한 보고서. 수석 대주교와 가장 박식한 학자들과 가장 오래된 전통에서 찾은 증언들이 수록되었다. 복음을 전파하기 위하여 고생하는 북경 예수회의 신부들의 노고로 지어진 것이다> 정도로 번역된다. 편의상, 이 문헌에 대한 서명은 <중국 전례 보고서>로 약칭하겠다. 

먼저, 책의 제목에 대해서 간략한 보고를 하겠다. 서명이 긴 것이 특징적인데, 책은 이 시기에 출판된 서양 서적들의 이름 짓는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다음으로, 서지 정보와 관련해서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귀중본실에 소장된 문건의 앞 면에는 다음의 사실을 전하는 작은 종이가 붙어 있다. 

인용에서 눈여겨 볼 점들은 우선 다음과 같다. 책은 1701년에 북경에서 출판되었다. 책이 북경의 자금성에 위치한 황제의 인쇄소에서 출판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 사실만으로도 책에 대한 신뢰도와 권위가 확보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책의 재질은 대나무 종이이다. 이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사실은, 적어도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귀중본실에 소장된 책이 인쇄본이 아니라 필사본이다. 이는 다음의 자료 사진에서 확인된다.(3)  

    

책은 다시 1703년에 비엔나 요한네스 카스파르 벤카르트 출판사(Augustae Vindelicorum et Dilingae, Typis et Sumptibus Joannis Caspari Bencard Biblio Polae, Anno M. DCCIII)에서 출판되는데 인쇄본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전한다. 

 

 Iuxta Exemplar impressum Cantone ex Pekinensi.  

이는 “북경에서 [지어진 것을]을 바탕으로 광동에서 출판된 모범을 따라서” 정도로 번역된다. 이로부터 북경에서 간행된 문헌은 광동에서 다시 출판되었고, 이른 바 광동 본을 바탕으로 비엔나 본이 출판되었음이 추정된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서울대학교 귀중본 실에 있는 <중국전례사>는 최초의 원본일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Ricci Roundtable에 따르면,(4)  <중국전례보고서>의 또 다른 필사본이 있고, 그 형태가 필사본이라고 전한다. 따라서, 여러 개의 필사본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서지적인 측면에서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귀중본의 자료적 가치 규명을 위해서라도 이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가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요컨대, 광동본의 실제를 추적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아무튼, 도서관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이 책이 최초의 원전 필사본임을 확증되면,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은 전 세계에 어디에도 보물을 소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러면, 물론, 이 책이 내용적으로도 소위 “보물”에 상응하는 뭔가를 담고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뒤에 상술하겠다. 

어느 필사본을 저본으로 삼았든 간에, <중국전례보고서>는 비엔나에서 1703년에 초판된다. 이 초판본의 특징은 서울대학교 귀중본실에 있는 필사본에 없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다름아닌 예수회 신부들의 문헌의 진실성에 대한 증인 서명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바로 이어서 저자 문제에서 해당 내용을 인용하겠다. 하지만, 서울대 본과 비교해보았을 때에, 비엔나 초판본은 결정적으로 만주어와 한문 원문이 생략되어 있다. 

만주어 원문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한문 원문의 사례도 다음과 같다. 

  

<중국전례보고서>의 강희제의 칙령에 대한 주해서이다. 따라서, 주해의 원문에 해당하는 것은 만주어와 한문 본문이다. 하지만, 인쇄 기술의 문제로, 비엔나 초판본은 한문과 만주어 본문을 생략한다. 이는 한마디로, 노른자 없는 계란에 해당한다 하겠다. 이에 비해서, 서울대 본은 이를 만주어와 한문 원문을 수록하고 있다. 이 점에서 서울대 본 자료의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다. 이와 관련해서, <중국전례보고서>를 담고 있는 필사본들의 전승 상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5)

 

위에 소개한 필사본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이 아니어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겠지만, 위에 기술된 내용만으로도, 서울대 본의 학술적 가치가 상당히 높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누락된 텍스트가 전혀 없고 완성본이다. 

다음으로 서울대 본에는 “Hic liber secundum originale Pekinense impressus fuit Cantone in Cina anno 1701 (이 책은 북경 원문에 바탕으로 중국 광동에서 1701년에 출판된 것이다)" 식의 기록이 없다. 이를 놓고 볼 때에, 서울대 본은 북경 원본에 가장 가까운 것이나 원문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 본에는 심지어 “Exemplar testimoniorum impressum Pekini.”라는 표기도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알버트 찬은 ARSI에 소장된 <중국전례보고서>(Jap Sin 1.206)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보고한다. 

Arsi Jap Sin 206 본의 페이지가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되어 있는 반면, 서울대 본의 그것은 한자로 표기되어 있다. 이점에서 볼 때에 서울대 본이 Arsi 본의 저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도 그렇것이, <중국전례보고서>의 말미에는 이 책의 출판 기획에 참여한 모든 신부들의 자필 서명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는 다음과 같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서울대 본의 종이 재질과 1700년대 대나무 종이에 기록된 청나라 문헌과의 직접적인 재질에 대한 조사가 요청된다. 그리고, 만주어의 필사자가 누구인지도 추적해야 한다. 다만, 한문 원문의 경우는 인쇄본인데, 이에 대한 판본 대조를 통해서 진행되면 1701년에 출판된 다른 출판물의 글자체와 같다면, 서울대은 책의 표지에 기록된 불어 정보에 나온 것 처럼, 북경 궁정에서 출판된 것이고, 사정이 이와 같다면, 서울대 본의 학술적 가치는 매우 높은 것으로 확증될 것이다. 참고로, <중국전례보고서>의 출판 현황은 Ricci Round table의 목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이 목록에 따르면, <중국전례보고서>는 천리도서관에서 1977년에 출판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정보에 의거해서 <중국전례보고서>를 추적해도 새로이 출판된 책을 발견하지 못했고, 따라서, 이를 테면 편집자의 이름이 없는 것으로 보아, 천리도서관에서 인쇄된 것은 출판본이나 비판 편집본이 아닌 영인본으로 추정된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중국전례보고서>에 대한 비판 정본 작업(editio cirtica)이 시급함은 당연하다 하겠다.  

이어서 책의 저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이와 관련해서, 위에서 언급했듯이, 책은 당시 북경에서 활약한 신부들의 서명을 끝장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저자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학과 관련해서 대표적인 디지털 도서관이라는 할 수 있는 Bibliotheca Sinica 2.0(8)은 책의 저자를 안토안느 토마스로 기록한다. 다음과 같다. 

하지만 이 안토안느 토마스가 이 책의 단독 저자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세 가지를 보충할 수 있는데, 먼저 앞에서 살폈듯이, 이 저술 작업에 참여한 이들은 당시 예수회 신부들이 어떤 식으로든 으모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잘 보여주는 근거가 1703년에 비에나에서 출판된 초판본의 말미에 붙은 서명이다. 다음과 같다. 

다음으로, 예수회 신부들이 강희제에게 올린 상소문의 기록된 명단을 제시할 수 있다. 다음과 같다. 

위의 사진에서 민명아, 서일승, 안다, 정성은 각기 순서대로 필립 그리말디, 토마스 페레이라, 토마스 안토아느, 요한네스 프란쿠스 게르빌롱를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필사자가 문제인데, 보다 엄밀하게 조사를 해 보아야 하겠지만, 이 문헌을 기록을 담당한 이는 Josephus Suares로 추정된다. 하지만 Jochaimus Bouvet일 가능성도 있다. 글씨의 주인을 Suares로 추정하는 것은, 예를 들면, 서명에 표기된 S글자의 모양이 문헌의 그것과 가장 근접해 있가 때문이다. 참고로, 책의 말미에 표기된 예수회 신부들의 서명은 예수회 신부들의 필사본을 고증할 때에 요구의 필체들의 비교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Sinica Biblitheca 2.0의 첫번째 서지 사항에 “Augusta Vindelicorum et al.: Bencard 1700“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오식으로 보인다. Sinica Biblitheca 2.0는 또한, 전산화되어서 원문을 공개하는 도서관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는데,

여기에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의 주소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전례보고서>가 담고 있는 내용의 권위와 가치는 매우 높다. 이는 예수회 관점에서 자의적으로 기록된 것이 아니라 청나라의조정의 심의를 거친 문헌이라는 사실에서 입증된다. 이 책은 실제로 청나라 조정의 심의를 거쳐 출판된 것이다. 보다 엄밀한 고증이 요청되겠지만, 이들이 당시 청나라 조정의 핵심 관료들이었다는 점에서 <중국전례보고서>에 기록된 내용의 신뢰도와 권위는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면, 책의 내용을 일별케 해주는 목차을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전체적으로는  

이제, 이 책이 탄생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보다 꼼꼼하게 읽어보아야 하겠지만, 이 책이 탄생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중국 선교에 대한 노선 투쟁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중국전교사>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이를 전사하면 다음과 같다. 

    

번역에 따르면, 이 책이 탄생하게 된 것은 1638년에 벌어진 논쟁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략 62년에 걸친 대 논쟁의 결과물이 <중국 전례보고서> 인 셈이다. 참고로, 1638년에 벌어진 논쟁을 촉발한 사람은 니콜로 롱고바르도(龍華民, 1559-1654)였다. 그는 De Confucio ejusque doctrina tractatus 라는 저술을 통해서 마테오 리티의 적응주의 선교 노선을 정면으루 비판하고, 중국의 전례 전통으로 미신 숭배와 우상 숭배의 일종으로 규정한다. 롱고바르도의 이와 같은 주장은 그 당시에는 별로 큰 힘을 쓰지은 못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유럽에서 많은 동조 세력을 확보하였고, 중국에는 교황청으로부터 예수회가 해산당하는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또한, 그의 책은 유럽에서 자연신학과 계시신학 사이에 다툼을 촉발한 책으로도 유명하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보다 본겨적인 연구가 요청된다. 이런 이유에서 볼 때에도, <중국전례보고서>는 학술적으로 중요한 책이다. 중국 전례에 대한 일종의 종합 보고서이고, 그리고 그 시선이 매우 호의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제사 문제로 갈등이 심한 우리 사회의 상황에서, <중국전례보고서>는 중요한 참조 사례가 될 것이다. 또한 강희제의 공식적인 입장이 천명된 것이기에 이 책은 학술적인 연구의 가치가 높은 문헌이다.